킹덤 시즌1·2 비교 총평, 한국형 좀비물의 진화와 역사적 상상력의 결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이라는 새로운 장르적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긴장감과 세계관 구축, 정치적 암투와 인간성에 대한 메시지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며, 장르물의 외형 속에 사회적 풍자와 역사적 상상력을 결합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즌1과 시즌2의 구성, 전개, 메시지를 비교 분석합니다.

좀비, 조선에 침투하다 – 새로운 장르의 시작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어낸 드라마이다. 조선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좀비라는 현대적 장르가 결합한 이 드라마는 단순한 퓨전 시도를 넘어, 완성도 있는 세계관과 치밀한 서사로 국내외에서 동시에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서사의 뼈대를 세우고, 이를 확장·심화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시즌 모두가 장르물의 매력과 동시에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즌1은 전염병이라는 재난 속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음모와 궁중의 권력 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좀비 바이러스라는 설정이 단순한 공포 요소에 그치지 않고, 당대 조선의 정치 체계, 계급 구조, 민중의 고통 등 사회적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이창(주지훈 분)이라는 왕세자는 자신이 출생한 비밀과 왕실의 권력 구조 속에서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입장에 놓이며, 시청자는 한 편의 미스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반면, 시즌2는 이러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전염병의 근원을 좇고, 각 등장인물들이 보다 입체적인 서사 속에서 움직이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감염이라는 위기를 넘어서, 인간이 가진 본성과 이기심, 희생과 정의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즉, 시즌1이 설정과 분위기의 정립이었다면, 시즌2는 그 안에 담긴 인간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심화된 탐색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킹덤’은 단순히 좀비라는 장르적 재미에 그치지 않고, 한국 드라마가 얼마나 복합적인 주제를 다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 지금부터 시즌1과 시즌2를 비교하며, 이 드라마가 왜 그렇게 특별했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시즌1의 세계관 구축 vs 시즌2의 주제 확장

‘킹덤’ 시즌1은 시청자에게 낯설지만 흥미로운 세계를 제시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궁중과 민중, 관료제와 무사 집단, 그리고 동래와 한양을 오가는 스케일 큰 무대를 설정하면서도, 이를 무리 없이 이어가는 전개가 돋보인다. 특히 ‘생사초’라는 독창적인 설정은 단순한 전염병이 아닌, 권력과 생명을 조종하는 도구로서 기능하며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시즌1의 좀비는 단순히 공포의 상징이 아니라, 당시 민중이 겪고 있던 사회적 불안과 억압을 상징하는 존재로 읽힌다. 캐릭터의 소개와 사건의 발생,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까지 시즌1은 본격적인 스토리의 기반을 쌓는 데 집중한다. 이창은 왕권에서 밀려난 존재로서 자신을 둘러싼 진실을 찾아 나서고, 서비(배두나 분)는 의녀로서 생사의 경계를 목격하며 생사초의 비밀에 접근한다. 이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은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문법을 따른다. 시즌1은 이야기 자체보다 그 ‘기반’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시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시즌2는 더 깊은 곳을 파고든다. 생사초의 기원과 그 사용의 윤리적 문제, 왕권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의 확장, 그리고 인간 본성의 다양한 측면들이 부각된다. 조학주(류승룡 분)를 중심으로 한 세력은 좀비 바이러스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 하고, 이는 단순한 생존이 아닌 ‘지배’의 방식으로 병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런 설정은 단순히 허구의 세계가 아닌, 현실의 권력구조나 불평등과도 맞닿아 있어 시청자에게 복합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즌2는 시각적 스케일도 한층 커졌다.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전투 장면과 좀비의 질주 장면은 영화 못지않은 긴박감을 제공하며, 특히 상주의 전투씬은 시즌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렬한 클라이맥스였다. 또한 시즌2 후반부에 등장한 새로운 생존자들과 북방의 수수께끼는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마무리된다. 결론적으로 시즌1이 장르적 재미와 세계관의 틀을 완성했다면, 시즌2는 그 세계 안에서 보다 풍부한 질문과 깊이를 만들어낸 확장판이었다. 둘 중 어느 하나가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두 시즌은 서로를 보완하며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장르의 외형을 넘어선 메시지의 깊이

‘킹덤’은 단순한 좀비물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한 장르적 외피를 입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 권력의 탐욕, 그리고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성찰로 가득하다. 특히 시즌1과 시즌2를 비교해 보면, 드라마가 초기 설정에만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장르물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시즌1은 시청자에게 ‘낯선 세계에 대한 흥미’를 제공했다면, 시즌2는 ‘그 세계 안의 인간’을 바라보게 했다. 이창이라는 인물은 점차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는 지도자로 변화해가며, 서비는 단순한 의녀를 넘어 생명의 가치를 전달하는 존재가 된다. 반면 조학주는 권력 유지라는 명분으로 생명을 도구화하며,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인물의 대비와 변화는 단순한 캐릭터 소모가 아닌, 주제적 전달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된다. 또한, ‘킹덤’은 K-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선 대표적인 예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제작력과 시나리오, 배우들의 열연은 물론이고, 역사적 상상력과 사회적 풍자까지 결합된 복합적 구성은 글로벌 시청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복을 입은 왕세자가 좀비 떼와 싸우는 장면은 단순히 시각적 특이함을 넘어,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문화적 자신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향후 공개될 시즌3가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시즌1과 시즌2가 보여준 정교한 전개와 묵직한 메시지를 기반으로, ‘킹덤’은 단순히 인기 있는 장르물이 아닌, 오랜 시간 회자될 가치 있는 콘텐츠로 남을 것이다. 그 자체로 한국 드라마가 어떤 미래를 꿈꿀 수 있는지,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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